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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꾼 동물들 1편] 총알을 뚫고 날아간 비둘기, 셰르 아미 - 카미앤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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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이야기 [역사를 바꾼 동물들 1편] 총알을 뚫고 날아간 비둘기, 셰르 아미

페이지 정보

작성자 카미앤베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4회 작성일 26-09-30 21:52

본문

인간의 역사 곁에 있었던 또 다른 주인공들

우리가 배우는 역사에는 왕과 장군, 과학자와 탐험가의 이름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조금만 시선을 옆으로 돌려보면 인간이 역사를 만들어가는 순간마다 함께 있었던 동물들이 있습니다.

전쟁터에서 메시지를 나른 비둘기, 인간보다 먼저 우주로 향한 개, 생명을 구하는 약을 싣고 눈보라를 달린 썰매개, 생명과학의 생각을 바꾼 양, 그리고 의약품 안전제도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된 말까지.

그 동물들은 자신이 역사의 한 장면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겠지요.

이번 연재는 매주 수요일 그런 동물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만나보려고 합니다.

 


1편. 총알을 뚫고 날아간 비둘기, 셰르 아미

 

1918년, 제1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던 프랑스 아르곤 숲.

미군 제77사단의 일부 병력이 독일군에게 포위됐습니다. 훗날 이들은 ‘잃어버린 대대(Lost Battalion)’라고 불리게 됩니다.

당시는 지금처럼 휴대전화나 위성통신이 있는 시대가 아니었습니다. 전선이 끊어지고 사람이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기 어려워지면, 병사들이 의지할 수 있었던 통신 수단 가운데 하나가 바로 비둘기였습니다.

미 육군에는 실제로 ‘Pigeon Service’라는 군용 비둘기 통신 조직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해진 비둘기가 **셰르 아미(Cher Ami)**입니다.

 

아르곤 숲에서 고립된 병사들은 적군의 공격뿐 아니라 자신들의 위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아군 포격까지 받을 위험에 처했습니다.

1918년 10월 4일 오후, 포위된 부대에서 비둘기 한 마리가 중요한 좌표가 적힌 메시지를 가지고 날아올랐습니다.

약 한 시간 뒤 비둘기장으로 돌아온 새는 심각한 부상을 입고 있었습니다. 오른쪽 다리는 거의 절단된 상태였고 가슴에도 깊은 상처가 있었습니다. 메시지통은 다친 다리의 힘줄에 매달려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메시지는 도착했고, 병사들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오랫동안 이 비둘기가 바로 셰르 아미였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그런데 역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 재미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Smithsonian이 남아 있는 군 기록을 다시 연구한 결과, 셰르 아미가 실제로 ‘잃어버린 대대의 마지막 메시지’를 운반한 바로 그 비둘기였는지는 현재 자료만으로는 확정할 수 없다고 합니다.

전쟁이 끝난 뒤 보도와 회고, 영웅담이 서로 합쳐지면서 셰르 아미의 이야기가 더욱 극적으로 전해진 부분이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셰르 아미의 활약 자체가 전설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1919년 미 육군 기록에는 셰르 아미가 베르됭 전선에서 12개의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했고, 마지막 임무에서 다리와 가슴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도 메시지를 가지고 돌아왔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전쟁이 끝난 뒤 셰르 아미는 미국으로 돌아왔지만 부상의 후유증으로 1919년 6월 13일에 죽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작은 비둘기를 그냥 묻지 않았습니다.

몸을 보존해 Smithsonian에 기증했고, 지금도 미국 국립미국사박물관에 남아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조금 묘한 마음이 듭니다.

사람들이 시작한 전쟁에서 비둘기는 자신이 왜 날아야 하는지도 몰랐을 겁니다.

그저 훈련받은 대로 자신이 돌아가야 할 곳을 향해 날았겠지요.

그런데 그 작은 날갯짓이 누군가에게는 살아 돌아갈 수 있는 희망이 됐습니다.

 

역사책에는 사람들의 이름이 훨씬 많이 기록되어 있지만, 그 사이에는 이렇게 말없이 자신의 길을 날았던 동물들도 있었습니다.

 

주인공 동물 정보 — 셰르 아미는 어떤 비둘기였을까?

이름: 셰르 아미(Cher Ami)
동물: 집비둘기·전서구
학명: Columba livia domestica
성별: 수컷
출생: 1918년 영국에서 사육
소속: 미 육군 통신대 Pigeon Service
활동: 제1차 세계대전 프랑스 전선
사망: 1919년 6월 13일

전서구는 낯선 장소에서 풀어줘도 자신의 비둘기장으로 돌아가는 강한 귀소본능을 가진 비둘기입니다. 이러한 능력 때문에 전화나 무전통신이 안정적이지 않았던 시대에는 군사 통신에도 널리 이용됐습니다.

셰르 아미의 다리에 있던 표식은 NURP 18 EAD 615였으며, 영국에서 미국군에 제공된 군용 비둘기 가운데 한 마리였습니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셰르 아미는 오랫동안 암컷인지 수컷인지 논란이 있었는데, Smithsonian 연구진이 2021년 보존 표본에서 DNA를 분석한 결과 수컷임이 확인됐습니다.

 

한마디로 기억한다면

작은 비둘기의 귀소본능이 한때 사람들의 생명을 이어주는 통신망이었습니다.

 

자료 참고: Smithsonian National Museum of American History

[이 게시물은 카미앤베스님에 의해 2026-10-10 02:50:02 펫 커뮤니티 (우리동네 이야기)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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